들어가며

나는 11년차 맥북 유저지만 한 번도 수리를 맡긴 적이 없다. 애플 케어가 너무 비쌌고 첫 맥북은 애플 케어 플러스까지 먹여서 애지중지 사용했지만 고장이 없었다. 두 번째 맥북부터는 그냥 고장나면 다시 사면 된다 마인드로 살았다.

이번 맥북은 중고로 구매했다. 16인치 M1 프로, 램 32gb, 디스크 1Tb 로 가장 파워풀한 성능이다. 신품을 살 예산은 없지만 고성능은 쓰고 싶은데, 애플 케어 플러스도 달려있어서 큰 고민 없이 구매했다. 거래를 마치고 집에 와서 세팅을 하다보니 아뿔싸! 몇 가지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J 키가 너무 쉽게 눌린다.
스피커 음질이 이상하다.

증상이 사소해서 그냥 뭍어두고 사용하고 있었다. 애플 케어 만료 이틀 전까지. 만료되기 전에 수리를 맡길 겸 가까운 잠실 애플 스토어로 갔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플 AS 서비스. 과연 괜찮을까?

방문 전에 타임머신 백업

수리를 맡기기 전에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하라고 한다. 나의 경우 추가 외장 디스크가 없었다. 나의 경우 Windows Samba 서버를 활용했다. Windows Samba 서버 만드는 방법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후에 마운트하고 타임머신 할 때 도움이 됐던 글을 공유한다. SMB를 사용하는 macOS Time Machine 백업 서버 만들기

Windows에서 Samba 서버를 만든다.
Mac 에서 마운트한다.
Samba 공간에 Mac의 디스크 파일을 만든다.

#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타임머신 백업 허용
sudo defaults write com.apple.systempreferences TMShowUnsupportedNetworkVolumes 1
# Sparsebundle 동적 디스크 생성
sudo hdiutil create -size 1024g -type SPARSEBUNDLE -fs "HFS+J" TimeMachine.sparsebundle
# 타임머신 백업 경로 강제 지정
sudo tmutil setdestination /Volumes/TimeMachine

방금 만든 디스크 파일을 Mac에 마운트한다.
타임머신으로 백업을 수행한다.

# 타임머신 백업 시작 전에 성능 스로틀 해제
sudo sysctl debug.lowpri_throttle_enabled=0

수리 맡기기

수리를 맡기기 전에 애플 지니어스 바 예약 사이트에서 방문 예약을 해야한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상담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잠실점은 오후 10시까지 운영했지만 여유롭게 오후 시간에 방문했다.

스피커의 이상 증상을 설명하기 애매했다. 일단 소리를 들어보면 100% 싸구려 음색이 나오지만 노래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설명하기가 난감하다. 나의 경우 알림 사운드중에 Boop 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방문했다. 점원분이 친절하게 상담해주셨지만 처음엔 소리는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셨다. 그 후 부팅 과정에서 진입하는 하드웨어 점검 페이지에서 종합 점검을 수행했다. 스피커 점검 차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나는데 이걸 들어보시더니 교체를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수리 대상은 맞지만 부품이 없어서 부품 배송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부품이 오면 다시 방문해달라고 했다. 3일 후에 부품이 왔다는 연락을 전화로 받았다. 뭐야이번호 라는 앱에서 잠실 애플스토어를 스팸이라고 표기해서 하마터면 못받을뻔했다. 맥북을 맡기고 수리비 8만 9천원을 결제했다.

추가로 발견된 배터리 결함

사흘 뒤 오후 9시에 스토어로부터 전화가 왔다. 점검해보니 배터리에 주름이 생겨서 정상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배터리와 상판을 모두 교체해야 될 것 같고 수리를 진행해도 되냐는 연락이었다. 금액은 무료로! J키가 쉽게 눌리는 결함이 배터리에 주름이 원인이었던 것 같다.

결과

노트북을 수령하고 상태를 확인하니 스피커도 모두 정상이고 배터리도 100%가 찍히고 있었다. J키 눌림도 정상이었다. 우려했던게 무안할 정도로 수리 경험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백업이 조금 귀찮았고 그 외로는 딱히 불편한 과정이 없었다. 결과가 좋으면 다 좋으니까. 새로운 배터리로 다시 태어났으니 아끼면서 사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