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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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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leecloud
어제 밤을 샜다. 아침 10시까지. 떠오르는 아침 해를 보면서 작업한 것은 오랜만이다. 이전에 지방 출장이 잦던 시절엔 자주 있었다. 추석 명절에 사흘 밤을 꼬박 새우고 작업한 적도 있다. 일하고 자고 일하고 자고. 작업도 재밌고 편안한 동료들과 함께 했기에 버텼다. 결국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쳤을 때는 고생도 했지만 그만큼 뿌듯한 감정도 들었다. 그게 큰 성과가 되어 회사가 점점 커지는 걸 보는 것도 좋았다.
이번엔 일은 아니고 관심 있던 기업의 실무 과제였다. 촉박한 스케줄에 낯선 작업이었는데 괴롭진 않고 오히려 즐거웠다. 비록 몇 가지 기능은 완성하지 못했지만 시간만 있었으면 충분히 했을 듯. 새벽 5시를 넘어가니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상태가 안 좋아졌다. 명령어 단위로 미리 작성한 작업 계획서대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만들어가는 작업이라 집중력이 떨어지면 급격하게 힘들어지더라. 치열하게 살았던 시절이 떠올랐다. 새벽 4시에 잠깐 나와서 쐬는 선선한 공기와 찌릿한 믹스 커피의 맛.
아직도 그쪽 업계에 있는 회사 친구들에게 업계 근황을 들었는데 여전하더라. 기술부터 사람까지 어떻게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지. 그때는 그게 전부라고 생각했다. 그래도 재밌었지. 장애나 문제를 사냥개처럼 악착같이 파고들어서 결국 해결하는 그런 뿌듯함. 혹독한 일정이었지만 어쩐지 즐거웠다. 이 일을 정말 좋아하는구나.